빅뱅은 어떻게 우주를 만들었을까? [2부]

우주의 첫 요리와 빛의 탄생 🍲💡

우주는 빅뱅 직후, 말 그대로 끓고 있는 입자 수프 상태였어요.
온도는 수십억 도에 달했고, 입자들이 끊임없이 충돌하며 상호작용하던 시기였죠.

이 뜨거운 혼돈 속에서, 우주는 자신만의 레시피로 처음 원소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합니다.

🧪 3분 만에 완성된 우주의 첫 레시피

• 빅뱅 후 1초: 양성자(p)와 중성자(n) 등장
• 3분쯤: 이들이 결합해 수소, 헬륨, 소량의 리튬이 생성됨
• 5분 경: 우주가 식고 팽창해 핵반응 정지

이 과정을 **원시 핵합성(Big Bang Nucleosynthesis)**이라고 해요.
우주의 첫 5분 동안 만들어진 원소들로 인해, 오늘날 **수소(75%)**와 **헬륨(25%)**이라는 독특한 비율이 탄생한 거죠.

왜 수소가 훨씬 많았냐고요?
그건 바로 중성자가 부족했기 때문이에요.

• 핵합성이 시작될 무렵, n:p 비율이 1:7
• 중성자는 거의 모두 헬륨-4로 묶이고,
• 나머지는 수소로 남은 셈이죠.

그리고 이 비율은 오늘날 별, 성간가스, 은하에서 실제로 관측되는 조성비와 거의 일치합니다.
이것이 바로 빅뱅 이론의 또 하나의 강력한 증거예요.

이미지 출처: 한국천문연구원

☁️ 그리고 찾아온 안개의 시대

하지만 원자핵이 만들어졌다고 해서, 곧바로 우리가 아는 원자가 만들어진 건 아니었어요.
당시 우주는 너무 뜨거워서 전자들이 원자핵에 붙지 못했기 때문이죠.

전자는 자유롭게 떠다니며 빛을 계속 흩트렸고, 이 시기의 우주는 짙은 안개처럼 불투명한 상태였습니다.

시간이 흐르고, 약 38만 년 후
우주의 온도가 약 3,000K까지 내려갔을 때, 드디어 변화가 일어납니다.

💡 양성자와 전자가 결합해 최초의 수소 원자가 탄생했어요!
이 순간을 **재결합 시대(epoch of recombination)**라고 부릅니다.

전자가 대부분 원자 속에 갇히자, 더 이상 빛을 산란시킬 자유전자가 없게 되었고,
우주는 처음으로 투명해졌습니다.

📷 첫 번째 빛, 그리고 오늘날까지

이때 방출된 빛이 바로 앞서 언급했던 **CMB (Cosmic Microwave Background, 우주배경복사)**입니다.
우주의 첫 ‘빛의 자유’가 시작된 그 순간,
그 빛은 지금까지 138억 년 동안 우주를 가로질러 우리에게 도달하고 있어요.